아기를 낳은지 곧 100일이 된다.
아기를 낳고 서로에게 적응하는 기간은 100인가 보다.
이제 좀 정신이 차려져 유도분만 이야기를 적어두어야 겠다.
정확히는 유도분만 실패하고 제왕절개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유도분만을 앞두고 떨면서 검색을 하고 있을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을 위해 이 글을 남깁니다.
나도 유도분만을 앞두고 인터넷, 맘카페에 검색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과연 유도분만으로 자연분만을 할 수 있을까? 유도분만은 첫째 아기일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고,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이틀에서 삼일 씩도 걸린다고 하니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인가!
아무튼 나는 아기의 머리둘레가 크니 출산 예정일보다 먼저 낳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며
유도분만을 추천하셨다. 출산예정일보다 열흘 전에 낳기로 한다.
그리고 병원 의사 선생님의 편의를 위해 수요일 저녁으로 유도분만 날짜를 잡았다.
수요일에 유도분만이 실패할 경우 목, 금까지 시도해 볼 수 있고, 토요일은 환자들이 많으니 무조건
주중에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다녔던 산부인과는 제왕절개를 잘 한다고 소문난 병원이었고, 자연분만을 그리
추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느낀점은, 우선 자연분만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을 경우는
반드시 자연분만을 추천하는 병원을 찾아서 다니는 게 좋을 것이다.
수요일 저녁 6시에 입원하여 태동검사 후 저녁을 먹고, 오후 9시경 태동검사 자궁수축검사를 또 한다.
아기는 안정되어 있으니 무통주사를 위해 척추에 구멍을 뚫어둔다.
정확히는 바늘관을 꼽아둔다. 이 과정이 무척 불편하다.
내 척추에 뭔가 꼽혀있다는 이물감이 매우매우 불편하다. 누워서도 걸리적리고 서서 걷는데도 불편하다.
그리고 공포의 내진 후 질을 부드럽게 하는 약도 넣고 링겔도 꼽고, 여러 주사들도 맞는다.
그렇게 3시간, 4시간이 지나도 진진통도 오지 않아 좀 걷기로 하고 병실안을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그리고 자궁을 자극하기 위해 내진도 한 5번을 했다. 그런데 자궁은 1센티정도 밖에 안열렸단다.
임신 기간 중 순산을 위한 여러 운동들을 미리 좀 해둘 껄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진통이 오게 하려고 계속 내진을 해서 인지 아침 7시쯤 양수가 터져 버렸다.
내 뱃속에서 작은 물풍선이 터지는 느낌. 그리고 배가 슬슬 본격적으로 아파왔다.
난 이때부터 이제 자궁이 열렸구나~ 하며 좋아했는데, 자궁이 열리기 전에 양수가 터지면 안좋은 신호라고 한다.
양수가 터지니 배는 본격적으로 아파왔다. 몇 분 간격으로 배가 꽉 쪼여졌다가 풀어졌다가 이 고통이
한 3분마다 반복되니 죽을 맛이었다. 무통주사는 자궁문이 3센티 열리기 전까지는 안준다고 했다.
고통을 참아가며 견뎌가며 또 내진을 반복했다.
"얼마나 열렸어요??"
"산모님 아직 2센티정도밖에 안열렸어요"
간호사선생님의 말을 들을때마다 절망했다. 이리도 배가 아픈데 아직도 그대로라니!!!
그렇게 오후 1시쯤 되니 나는 서서히 제정신을 잃어간 것 같다.
그리고 오후 2시. 의사 선생님은 자궁문이 열리는 속도가 너무 더디다며 이렇게라면
오늘 안에는 아기 못낳는다는 겁을 줬다. 그러면서 제왕절개를 하자고 하셨다.
나는 그 고통을 더는 버텨낼 자신이 없어서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했다.
제왕절개는 간단했다. 수술실로 휠체어를 타고 가서 차가운 침대에 누워
하반신마취를 하고 몸이 몇 번 흔들거리더니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단 10분만에 아기가 나왔다. 자연분만이 아기에게 더 좋았을텐데,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하게해서
너무너무 미안했다. 내가 너무 나약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아기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수면마취로 잠이 들고, 병원에서 5박 6일간 입원해서 회복했다.
제왕절개는 고통이 후불제라더니 정말 그러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며칠간은 혼자 일어나 앉는 것조차 너무너무 힘들었다. 밥맛도 없는데, 아기를 위해 젖은 짜야하고
가슴도 아파오고 이렇게 내 몸은 찢겨져 가는 건가 하는 생각에 참 우울했던 것 같다.
그렇게 우울했다가 아기를 보면 책임감에 마음이 벅차 올랐다가 웃었다가 울었다가를 반복하며
100일 다가왔다.
사실 아직 내가 아기엄마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지만,
내가 낳은 이 아기를 위해 이제 엄마로서의 삶도 잘 살아봐야겠다.
그리고 제왕절개할 경우 패인버스터는 필수입니다!
패인버스터 : 제왕절개 수술부위에 얇은 실과 같은 관을 삽입하여 일정 시간마다 일정 용량이 투여되는 무통주사
이것 덕분에 제왕절개의 후불제 고통을 좀 덜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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